▲ 한 시민이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 장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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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N일등방송=장수인 기자】 새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봄이 찾아왔지만 좀처럼 잠잠해지지 않는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몸과 마음은 더욱 삭막해져 가고 있다. 금방 끝날 것 같던 코로나19는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과 함께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다.
지난 한 해는 코로나19로 생활이 급변하면서 사회적으로, 심리적으로 혼란스러웠던 시기였다. 특히 반복되는 코로나19 확산과 소강상태로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 되자 불안, 우울 등 부정적인 감정을 겪는 사람들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렇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살기 급급했던 코로나 이전 삶이 지옥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때가 천국이었다”, “마스크 없이 숨 쉬던 때가 그립다” 등 반응을 보이며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을 전혀 다르게 바꿀 것이며,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 역시 지난해 4월 11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발생 이전 세상은 다시 오지 않음을 거듭 말씀드린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며 “생활 속에서 감염병 위험을 차단하고 예방하는 방역 활동이 우리의 일상”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19가 일상에 공존하는 시대, 즉 ‘위드 코로나 시대’에 우리는 어떤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할까. 보건복지부는 감염병 스트레스 극복을 위해 심리상담 지원과 더불어 다양한 대처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중에는 ▲믿을만한 정보에 집중하기 ▲주변인에게 힘든 감정 털어놓기 ▲충분한 수면, 운동, 건강한 식사 등 몸과 마음 돌보기 ▲정신건강전문가 도움받기 등이 있다.
이렇듯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이를 극복하고 즐거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김미경 씨(광주 북구, 50대)는 자녀에게 화상 프로그램 사용법을 배워 지인들과 자주 모임을 갖고 있다. 그녀는 “화면 켜놓고 서로 수다 떨면서 집안일도 하고 요리, 운동 등 다양한 일상을 같이 보낸다”며 “코로나 초반에는 집에만 있으니 정말 우울했다. 그런데 이렇게라도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니까 이전보다 더 가까워진 거 같고 하루하루 즐거워서 좋다”고 말했다.
김경준 씨(광주 서구, 30대)는 코로나19 이후 자리 잡은 비대면 문화의 최대 장점은 ‘시공간 초월’이라고 꼽았다. 그는 “비대면 문화가 활성화 되면서 해외에 있는 친구들과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게 됐다. 직접 보진 못하지만 그리운 얼굴을 온라인상으로라도 볼 수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라며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만 봐야 했던 공연들이 온라인 콘텐츠로 제작돼서 어디서든지 즐길 수 있게 되니까 마음이 풍성해지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박수민 씨(광주 광산구, 30대)는 “정신없이 바쁘게 살다가 갑자기 한가해지니까 뭘 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러다 미뤄뒀던 자기 계발을 시작하고 삶에 대한 고찰을 많이 하게 되면서 내 일에 대한 가치, 일상의 소중함 등을 느낄 수 있었다”며 “코로나19로 일상이 멈췄다고 삶이 멈춘 건 아니니까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통해 삶에서의 작은 즐거움과 행복을 찾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상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정신의학신문을 통해 “코로나19를 지나는 고통 중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혹독한 현실의 삶을 유쾌하고 재미있게 견뎌낸다면, 코로나 이후의 세상이 지금보다 사랑스럽게 다가올 것”이라며 “삶의 위기와 시련에도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을 포기하지 않고, 삶을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만드는 가치 지향적인 행동을 우직하게 실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