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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덕, “촛불의 염원을 실현시키는 정치를 펼치겠다”
“내년 총선은 촛불 시민들이 의회권력 바꾸어 촛불혁명을 완성해야 하는 선거”
 
박용구 선임기자 기사입력  2019/11/28 [10:44] ⓒ IBN일등방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촛불이 문재인 정부에 기대했던 개혁과제들 입법을 통해 제도화 되어야”
【iBN일등방송=박용구 선임기자】<일등방송>과 <프라임경제>는 오는 12월 8일 ‘윤영덕, 세상을 잇다’란 책으로 출판기념회를 열 예정인 윤영덕 전 문재인정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27일 오후에 만나 저자가 강조하고 있는 ‘촛불과 시민정치, 그리고 광주’를 주제로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윤 전 행정관과의 일문일답이다.<편집자 주>

 

▲먼저 이 책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 2016년~2017년 전국을 밝힌 촛불은 무능한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리고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습니다. 올해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선 ‘No 아베’ 촛불이, 또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과 관련해 검찰개혁, 적폐청산 등을 요구하는 촛불이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촛불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촛불의 의미를 담는 정치는 무엇인지, 지역공동체는 촛불의 요구를 어떻게 담아내야 하는지 등에 대한 평소 고민을 이 책에 풀어냈습니다.
       

▲검찰개혁, 언론적폐 청산 등을 외치는 촛불의 의미는

- 최근 촛불집회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줄곧 보수야당과 수구세력의 주요 공격대상이 되어왔던 조국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촉발됐습니다.

조국 민정수석은 적폐청산과 권력기관 개혁에 매진하면서 문재인 정부 개혁의 아이콘으로 평가되어 왔지요.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조국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자 언론은 온갖 의혹을 보도하기 시작했고, 보수야당의 고발, 검찰의 ‘먼지털이’식 수사, 수사자료 유출과 피의사실 공표, 의혹 확대 재생산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소위 ‘조국 정국’은 촛불시민의 힘으로 출범했던 문재인 정부의 개혁 추진에 대한 보수기득권세력의 총공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검찰개혁의 핵심은 검찰 권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인데, 검찰은 대통령 고유의 정무적 통치행위라 할 수 있는 장관임명권 행사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통제되지 않는 권력’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고, 이는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중요성을 반증하게 되었지요. 이 과정에서 국민의 입장에 서기 보다 자신의 이해득실을 내세우는 의회 적폐세력, 진실보다 정파에 치우친 언론 적폐세력이 검찰개혁을 가로막으면서 국민적 공분이 광장의 촛불로 이어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전 이번 촛불집회에서 개혁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열망과 ‘확신’을 보았고요. 3년 전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바꾼 ‘승리’의 경험이 국민들에게 정치적 문화와 자산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혁명’의 사전적 의미는 “헌법의 범위를 벗어나 국가 기초, 사회 제도 조직 등을 근본적으로 고치는 것”인데 우리 국민은 한 번의 총성도 없이,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헌법의 범위 안에서 부패한 권력을 몰아냈지요. 흔히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고들 하는데 촛불 혁명으로 정권을 바꾼 우리 국민이 갖고 있는 개혁을 향한 확신과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데에 촛불집회의 사회적 의미가 담겨있다고 생각하고요. 동시에 광장정치의 갈등과 대결을 새로운 정치 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꾸는 것은 과제로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대의정치를 보완할 수 있는 직접민주주의의 요소를 국민의 삶에 상설화·제도화하는 일로서 이 역시 제도권 정치의 몫이 될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내년 총선은 사회 대개혁을 바라는 촛불의 민심을 제도화할 수 있는 개혁적인 인물이 의회에 진출해 시대적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번 촛불집회의 두드러진 특징은?

- 고원 박사는 “2000년대 이후 시민참여와 시민정치의 중요한 특징은 시민들이 하나의 조직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네트워크에 동시에 관여하며, 이슈에 따라 개인적 결단으로 참여여부와 참여수준을 결정하며, 자발성과 자기주도성이 보장될 때 폭발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2016~2017년 촛불집회가 그랬고, 검찰 개혁과 조국 임명을 두고 서로 다른 목소리가 충돌한 배경에도 이 같은 시민의 자기주도적 네트워크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수많은 정보 속에서 스스로 참과 거짓을 구분하고, 진실을 SNS를 통해 공유하며,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데 주저하지 않는 특징을 갖는다는 말이죠.

‘국정 농단’을 규탄한 2016~2017년 촛불집회는 내용과 형식에서 각각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용은 정파성을 초월한 국민적 목소리였다는 것이고, 형식적으로는 정치 현실에 분노한 수백만 명이 평화적인 방식으로 자신들의 정치적 요구를 밝힘으로써 전 세계 시민사회의 주목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2019년 촛불집회는 형식에 있어 국민의 평화적인 의사표현 방식이 하나의 정치문화로 정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내용에 있어서는 대중의 요구가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구호로 표현되면서 표면적인 정파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고요.

일부 정치·사회학자들은 이 정파성에 주목하여 대의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보다 큰 흐름에서 보면 2017년 촛불혁명으로 일궈낸 정치적 성과를 구체화하고 한 걸음 더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또 개혁-반개혁의 구도 안에서 언젠가는 드러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충돌로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역공동체를 강화하기 위한 지방자치는?

- 1991년 지방자치가 부활된 지 약 30년의 세월이 다 되어 가지만 아직 시민주권의 토대는 단단하지 않습니다. “지방자치행정을 민주적이고 능률적으로 수행하고, 지방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며, 대한민국을 민주적으로 발전시킨다”는 지방자치법의 목적은 어느 정도 실현되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지요.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문제들을 다루는 지방자치에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지방자치의 현주소라고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0여 년이 다되도록 프랑스 정치학자 알렉시스 토크빌이 이야기 한 “기초 자치정부의 운영은 자유를 시민의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에 가져다줄 뿐 아니라, 그 자유를 어떻게 누리고 활용할 수 있는지 가르쳐준다”는 명제는 아직까지도 충분히 증명되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여전히 지역공동체 운영과 관련한 자유를 가까이에서 접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죠.


자신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서 안건을 제기하고, 자유롭게 토론하며,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고, 자치하는 과정에서 성숙된 시민으로 성장하고, 그 힘이 생활과 정치를 바꾸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날은 아직도 가까이 와 있지 않다고 보입니다. 그래서 지방자치는 선택받은 정치인들의 몫으로만 남겨져 있고, 자치의 주체인 주민은 선거 때만 기존 정당들이 제공하는 선택지에서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꾼을 고르는 ‘정치 소비자’의 역할로 전락해 있는 것이 여전한 현실이지요.


자치는 말 그대로 “자기 일을 스스로 다스린다”는 의미입니다. 주민이 지방자치의 당당한 주체로 서기 위해서는 자치의식을 깨우치고 자치역량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민정치란 무엇인가?

- 지금 세계적 추세는 대표자에게 권력을 위임하던 대의적 시민참여방식에서 공동체 운영과 관련한 모든 정책결정과정에서 스스로 주체가 되고자 하는 직접적 시민참여방식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내 삶과 내 가정의 살림을 남에게 맡겨놓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시민정치는 ‘시민의 정치’(citizens' politics)이자 ‘시민적 정치’(civic politics)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시민’(citizen)은 단지 도시의 거주자라는 행정적 의미가 아니라, 정치공동체의 공적 사안을 심의하고 토론하며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주권자를 의미합니다. 또한 ‘시민적’이라 함은 주권자로서의 권리의식과 책임의식, 연대의식을 갖고 공적 삶에 참여하며, 또한 모든 사회구성원이 동등한 시민권을 가진 동료시민임을 인정하는 시민적 덕목(civic virtue)을 뜻합니다.

시민정치가 추구하는 이상은 시민들의 구체적인 삶의 상황과 욕구에 기초하여, 시민들 자신이 공동체의 주권자로서 참여하고 연대하며, 이를 통해 지역과 직장, 국가 공동체를 변화시키는 정치입니다. 따라서 넓은 의미의 ‘시민정치’는 정당세력이 주도하는 정치운동, 조직된 시민사회단체들의 시민운동, 그리고 풀뿌리 시민공동체들의 자치운동 간의 ‘3차원 시너지 모델’을 지향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민주진보개혁 진영의 정당들, 시민사회단체, 온라인·오프라인의 풀뿌리 시민공동체들이 서로를 흡수, 대체, 대표, 혹은 도구화하려 하지 않고, 각자의 영역에서 고유한 과제를 추진하고 강점을 발휘하면서, 서로에게 기대하는 지원과 기여를 해주는 선순환적인 관계모델이 필요합니다.

▲내년 총선의 의미는?

- 촛불광장에서 터져 나왔던 개혁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분수령이 될 것이고요. 정권 재창출의 가늠자가 될 것입니다. 광주와 전남지역에서는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심판이 화두가 될 것입니다.

촛불혁명으로 박근혜 정부를 탄핵하고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켰지만, 국민의 대의기관인 의회권력은 교체되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숱한 개혁과제들이 제도화로 이어지지 못 하고 있는 것은 의회권력이 촛불혁명으로 표출된 개혁과제를 시대적 과제로 받아 안고 있지 못 하기 때문이죠.

문명사적 전환기를 맞고 있는 세계적 흐름과 역동적 변화의 기로에 선 한반도, 그리고 새로운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정치질서를 만들어내지 않고서는 대다수 국민들이 겪고 있는 고단한 현실에 희망을 줄 수 없습니다. 시대적 변화와 다원화된 사회, 공동체 구성원들의 이해관계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정치는 국민들의 삶에 굴레가 될 것이고 대한민국의 미래에도 장애가 될 것입니다.

때문에 내년 총선은 깨어있는 촛불 시민들이 의회권력을 바꾸어서 촛불혁명을 완성해야 하는 선거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사회의 구조적 적폐를 끊어내고, 개혁을 반대하는 마지막 저항을 진압해야한다는 말이죠. 깨어있는 시민의 힘과 의회권력이 하나 되었을 때 비로소 정권 재창출도 가능한 것입니다. 바로 이 같은 촛불의 염원을 실현시키는 정치를 펼치겠다는 것이 저의 각오입니다.

 

▲총선 이후 개혁과제는 무엇인가?

- 촛불광장의 시민들이 문재인 정부에 기대했던 개혁과제들이 입법을 통해 제도화 되어야 합니다. 권력기관 개혁, 언론개혁, 재벌개혁, 교육개혁 등 숱한 개혁과제들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아울러 30여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소위 ‘87체제’를 넘어서기 위해서 헌법 개정도 필요합니다.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시대적 개혁과제를 완수하기 위해서 주권자인 국민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 국회를 구성할 필요가 여기에 있는 것이죠.

▲광주의 현실을 진단하고 광주의 과제를 이야기한다면

- 광주는 오랫동안 민주화를 선도하는 도시였고, ‘광주정신’은 지역공동체 구성원들의 자긍심이었죠.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민주화의 성지’는 부담스러운 호명(呼名)이 되어버렸고, ‘광주정신’은 공허한 슬로건이 되어버렸습니다.

민주주의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끊임없이 진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고, 그 어디에서건 ‘반동’이 고개를 들 수 있습니다. 더불어, 정신은 박제화된 전시물이 아니라 삶을 통해 그 본질을 드러내지요. 어찌 생각하면 광주의 고단함은 새로운 시대정신, 대안적 시대담론, 미래를 준비하는 혁신적 모델을 만들어가는 우리 안의 에너지가 소진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광주를 광주답게 할 혁신의 에너지는 남이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고, 안주하고 냉소하는 삶 속에서 저절로 만들어질 리도 만무합니다.

그래서 광주가 2030년 5.18 반세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오월의 완성’을 위한 ‘광주의 길’이 필요한 것입니다. ‘광주의 길’은 지역 시민사회의 정책역량을 강화해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전략과 정책을 제시해야 하며, 한국사회의 민주적 발전에 기여해 온 광주의 선도성을 광주형 자치모델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야 하고, 광주의 자부심이었던 선도적 혁신 에너지를 재창출해 지역사회 경영을 책임질 미래세대를 육성해야 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제도정치 영역에서도 광주를 광주답게 할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이 절실합니다. 지역 유권자들의 열망은 단순히 정치적 관심이 높기 때문만도 아니며, 특정 정당에 대한 열광적인 지지의 표출은 더더욱 아니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단한 삶의 문제로부터 비롯하는 절박한 현실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 심각하다는 점을 생각해보아야 하고요. 광주를 비롯한 호남이 거대담론의 선도자, 혹은 주도자라는 ‘명분’에 얽매여 있기보다는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삶과 지역공동체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실천에 나설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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