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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VS 문재인 대통령
 
오현정 기자 기사입력  2020/02/13 [12:40] ⓒ IBN일등방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iBN일등방송=오현정 기자】뭐랄까, 썩은 무말랭이 냄새? 행주 삶는 냄새? 가끔 지하철 탈 때 맡는 냄새.” 영화 기생충에서 박 사장이 운전기사로 들어온 기택의 몸에서 풍기는 냄새를 표현하면서 수군거린 말이다.

 

2017년 기준 서울시의 반 지하 주택 거주자 현황에 따르면 서울시 7.1%가 반지하 주택에서 생활하고 있고, 2015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전국 1911만 가구 중 36만이 넘는 가구(1.9%)가 반 지하 주택에서 거주하고 있다. 미국의 한 잡지에 의해 2020년 세계 9위의 강국으로 선정된 한국의 민낯이다.

 

그러나 정부·여당과 제1야당의 대응을 보면 한심하다. 봉준호 감독이 가리키는 달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의 손끝만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4개 부문 수상이 전해진 후 청와대에서 진행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봉준호 감독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정부 재원을 연 1000억원씩 투입해 한국형 엥떼르미땅(예술인 고용보험)을 기존 고용보험과 별도로 추진등의 국내 문화·예술계 지원책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공개됐다.

 

1야당은 더 가관이다. ‘봉준호 기념관’, ‘동상 건립’, ‘생가터 복원등등 개콘이 따로 없다.

 

문화예술계 종사자의 어려움이야 오래전부터 알려졌고 마땅히 개선되어야 하지만 국가 운영을 책임진 정부여당의 인식이 이것 밖에 안 되나 하는 생각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을 통해 지적한 문제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2010년에 이미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어섰지만 아직도 40%에 달하는 가구가 남의 집에서 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집권 후 18차례나 부동산대책이 발표되었지만 집값은 여전히 이런 정부의 대책을 비웃듯 고공행진하고 있다. 대통령은 주택을 매각했지만 고위 공직자들은 여전히 나 몰라라 하고, 다수의 국회의원들은 서울의 요지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기생충의 기택이 썩은 무말랭이 냄새나 행주 삶는 냄새를 떨쳐내기 위해서는 반 지하에서 벗어나 누군가가 수십 수백 채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나 주택으로 올라와야 한다. 대책은 이미 많은 전문가들에 의해 제시되어 있다.

 

문재인 정부가 단지 촛불혁명의 혜택을 받은 정부가 아니라 촛불혁명을 계승해서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고 공평한 과정을 거친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에 박수를 보내고 문화예술계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는 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영화감독 봉준호와 대통령 문재인의 시각은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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