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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이유 있는 선택 ‘퇴사’…“하고 싶은 일에 도전”
밀레니얼 세대 ‘일의 가치와 의미’ 중점…“하고 싶은 것도 일로서 인정해주는 시선 필요”
 
장수인 기자 기사입력  2021/05/12 [16:17] ⓒ IBN일등방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pexels 무료 이미지

 

【iBN일등방송=장수인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취업난이 극심해져감에도 오히려 퇴사를 결정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인 20~30대 청년들 중 ‘자기만족’, ‘자아실현’ 등의 이유로 조기 퇴사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끈기와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기성세대의 우려에도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년 전, 취업플랫폼 ‘사람인’에서는 신입사원을 채용한 기업 356개사를 대상으로 ‘신입사원 조기퇴사’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조기 퇴사한 신입사원이 있다’에 64.6%가 응답했으며, 그 중 80.9%가 ‘이전 세대에 비해 밀레니얼 세대의 조기 퇴사 비율이 더 높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밀레니얼 세대가 조기 퇴사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당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개인의 만족’(68.8%, 복수응답)과 ‘워라밸(Work-Life Balance, 44.1%)’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꼽았다.

 

문제는 청년들의 조기 퇴사 현상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다. 일부 기성세대는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불평하면서도 자신을 조직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입맛 따라 선택적 취업을 하려고 하니 답답하다”며 청년들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대가 바뀌면서 각 세대가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진 거라고 평가했다. ‘평생직장’의 의미가 퇴색되어가는 요즘, 청년들은 일 자체보다는 일의 가치와 의미에 중점을 두며 직업을 탐색한다는 것이다. 이에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다소 무책임하고 끈기가 부족해보일 수 있지만 이들 역시 일의 의미를 찾으면 몰입하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언급했다.

 

작은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노을(31, 광주 북구) 씨는 4년 전, 그때의 선택에 지금도 후회가 없다고 한다. 그녀는 “당시 다니던 회사에서 한낱 사원이었던 저에게 연봉 5천만 원을 제시하며 본사로의 이동을 권유했다. 큰돈에 헉 하기도 했지만 돈을 벌면 벌수록 나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던 때였다”면서 “‘행복한 인생을 살라’고 조언해주신 어머니 덕분에 미련 없이 퇴사를 결정하고 지금의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적자를 감수하고 시작한 사업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긴 하지만, 진짜 하고 싶은 일과 그 방향성이 명확해지니까 지금 이 시기가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는 시간이 된 것 같다. 직업에 대한 수입이나 안정성은 그 전보다 떨어지지만 마음만큼은 어느 때보다 충만하다”고 전했다. 

 

박정민(35, 광주 동구) 씨는 10년간의 직장을 정리하고 제2의 인생을 위해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직장생활 내내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돈’ 말고는 그 답을 찾을 수 없었다. 내 인생이니까 하고 싶은 일,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부모님께선 ‘이제 와서 무슨 도전이냐, 세상이 호락호락 한 줄 아냐’면서 반대하셨지만 확고한 목표와 다짐에 지금은 응원해주고 계신다. 이 또한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열심히 해서 정말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채민(29, 광주 서구) 씨는 투 잡을 뛰느라 상당히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녀는 “직장생활만 하다 보니 도태되는 기분을 느껴 자기계발을 위해 여러 가지 자격증을 따게 됐다. 그때 재미삼아 도전해본 바리스타에 흥미를 느껴 최근엔 퇴근 후 카페에서 일을 하고 있다”면서 “단골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커피 한 잔에 즐거움을 느끼는 손님들을 보며 보람차고 뿌듯해지는 거 같다. 경력이 좀 더 쌓이면 퇴사해서 정식 바리스타로, 나중엔 개인 카페도 운영하고 싶다. 이 시간이 나에게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전했다.

 

박수민 광주청년센터장은 “요즘 청년들은 부모님 세대에 비해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는 세대로서, 일을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준비하고 공부한 만큼 그 직장 안에서 내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인가, 남은 인생동안 이 직장에 시간을 보내도 될 것인가’를 좀 더 치열하게 고민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규직‧비정규직‧계약직 등 단순한 일의 구분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일로서 인정해주는 것, 그 노동의 개념이 달라져야 한다. 일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이직이나 퇴사 후의 과정을 돕는 사회보험체계가 필요하다”며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센터도 함께 노력해나가겠다”고 그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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